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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벌려 놓은 업적도 없는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말년 통치 패러다임으로 부동산 안정에 올인한 것 같다..
현재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는 금리는 인상하고 주택담보 인정 비율(LTV : Loan To Value ratio)은 낮추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개인적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본다.. (물론, 나도 부동산 안정을 절실히 바란다.) 부동산 안정이야말로 가장 거시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며, 그 근거로 금리와 LTV 딜레마를 제시해 본다..
본격적인 논의 전, 지금의 한국 경제가 직면한 두 가지 상황를 인식하고 넘어가자..
첫째, 실업이 늘고, 실질임금이 줄어들면서 소비가 둔화된 불황 상태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의 둔화"이다..
둘째, 수출은 잘 되지만, 불확실한 경기에 대한 우려로 기업들은 유동성만을 확충하려 하고 있어서 환률은 하락하고 있다..
1. 금리 인상의 딜레마.
일전에도 언급 했지만 IMF 전에 비하면 현재는 상당한 저금리 시대이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률보다 금리가 더 낮다보니, 구입하려는 주택을 담보로 하여 자금을 차입하고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졌다.. 가령, 강남에 위치한 1억짜리 시세의 소규모 아파트를 산다고 하자.. 현재 대출금리는 5%이고, 주택담보 인정 비율(LTV : 아래에서 다시 언급한다.)이 60%라면 투기꾼은 은행에서 6천만원을 차입해 올 수 있다.. 결국 자신의 돈은 4천만원만 투자하는 셈이다..
이 아파트는 어지간하면 1년 후 1억 1천까지도 오른다.. 투기꾼은 이제 아파트를 매각한다.. 대출해 온 6천만원과 이자 300만원을 더하여 6천 300만원을 제하면 4천 700만원이 손에 주어진다.. 최초 자신이 투자한 4천만에 비하면 1년만에 앉아서 700만원을 번 것이다.. (1억짜리 아파트가 이 정도이니 강남 평균 시세인 5~6억을 만지는 전문 투기꾼의 수입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금리(5%)가 부동산 상승비율(10%)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LTV가 높다는 데도 원인이 있다.. 노무현대통령이 그토록 금리인상에 연연하고, LTV를 축소시키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이 그리 녹녹한 것은 아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공교롭게도 앞에 언급한 바 있는 현재의 경제상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시중에 통화량이 줄어들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를 더욱 위축시킨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현재의 낮은 환률이 더욱 낮아진다는 데에 있다.. 원화의 통화량 감소는 원화의 수요를 증가시켜서 필연적으로 평가절상(가치상승)을 유발시키고, 그 만큼 외화의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외화의 가치가 하락하면(환율이 하락하면) 해외 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가격은 높아지고, 자칫하면 그나마 버티던 수출까지도 치명타를 입게된다..
환률이 하락하면 한국의 수출 상품 가격이 높아지는 이유.. : 1달러에 1,000원하던 것이 900원으로 떨어지면?
☞ A 기업이 콘돔 하나를 만드는데 원가가 900원이고 순이익이 100원이라 하자. 그러면 수출 가격은 1,000원을 받아야 한다.. 1달라와 1,000원의 가치는 동일하므로 수출가격은 1달라로 결정된다..
하지만 1달라가 900원으로 줄면 수출가격 1달라를 유지할 수 없다.. 100원을 손해보니까.. 따라서 1달라 + 1000/900 = 약 1.1달라로 가격을 올려야 한다..
2. 주택담보 인정 비율(LTV : Loan To Value ratio) 하락의 딜레마.
주택담보 인정 비율이란 주택 담보가치에 따른 대출가능 한도를 말하는데, 현 정부는 이 비율의 하락을 고집한다..
은행이 대출을 해 줄 때는 반드시 담보를 요구한다.. 이 때 대출금에 따른 기회비용과 부대비용 등등을 감안하여, 대출금은 반드시 담보의 시세보다 낮다..
쉽게 이야기해서, 앞에 언급한 바대로 1억원 시세의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차입한다고 하자.. 이 때 정신 나간 은행이 아니라면 시세 그대로 1억원을 대출해 주지 않는다.. 만약 대출금이 떼일 경우, 은행은 이것을 경매로 넘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 경매시세는 현 시세보다 낮은 것이 보통이다.. 게다가 경매 과정에서의 수수료, 떼인 돈의 이자 등을 감안하면 1억원보다 덜 차입해 주어야 함이 당연하다..
그리하여, LTV는 항상 100%보다 적으며, 사례처럼 60%라면 1억원 담보에 6천만원만 빌려주는 것이다..
자.. 여기까지 보면, 노무현의 LTV인하 요구와 은행의 이익이 맞아 떨어질 것 같다.. 은행 입장에서는 1억에 6천만원(60%) 꿔 주는 것보다 5천만원(50%) 꿔 주는 것이 안전하고, 부동산을 담보로 빌어올 수 있는 돈이 줄어들면서 투기꾼들은 낭패를 보기 때문에 부동산 투기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은 오히려 적정 수준 이상에서는 LTV를 높이고 싶어 한다.. 무작정 LTV를 낮추면 은행의 주요 수입원인 이자 수입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5%일때 6천만원을 꿔 주면 300만원의 수입이 발생하지만, 5천만원을 꿔 주면 250만원으로 수입이 감소한다..
현재 우리 나라의 상황처럼, 부동상 불패의식이 팽배하고, 실제로도 그럴 경우 은행은 LTV를 높이려 한다..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인 은행들이 노무현 정부의 LTV 인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필자처럼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오래 공부해오면 하나의 뫼비우스 띠가 떠오른다.. 경제라는 큰 틀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와 변수가 너무 많고, 그것이 마치 시소처럼 상호 대칭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정책과 결론의 도출은 그러한 변수를 100% 예측하는 것이다.. 부분간의 예측이 명확해지면, 다수의 고리로 연결된 경제학의 특성 상 전체의 예측도 용이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경제학은 미분과 통계학에 상당히 의존한다.. 미분이야말로 차수를 줄여가며 추세를 예견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부분예측 방안이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갈음하는 것이 통계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이상적인 상황일뿐.. 실물 경제에서는 책속에 있는 "Constant" 전제는 먹히지 않는다.. 경제학이 공염불이라는 비아냥은 어찌 보면 태생적인 한계일 수 있다..
이런 경제학 중 가장 변수가 많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부동산 부문이다.. 단순한 땅문제가 아니라 금리, 환률 등 거시적인 지표가 모두 관련되어 있다..
노무현대통령은 너무 어려운 시험을 선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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