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모든 가정에 반드시 하나 이상 있는 전자제품은 바로 TV일 것입니다. 조만간 아날로그 방송도 폐지된다고 하고, 한 달 조금 더 지나면 올림픽도 열리는 지라 이제는 디지털 TV 구입을 미룰 시기가 아니라는 평도 솔솔 들려옵니다. 하지만,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 및 다양한 기능이 등장하는 시대에서 구입을 결정하고 여러 제품을 비교하다 보면 난해한 용어와 많은 고민에 부딪히게 됩니다. 이제는 필수품이 되어 버린 TV의 특성 상, 그렇다고 함부로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현재 국내 대형 평판 TV 시장은 LCD와 PDP 두 가지 제품으로 양분되어 있어서 고민은 한층 더 깊어지고, 선택의 망설임도 더 커집니다. 이렇듯 LCD를 사자니 PDP가 아쉽고, PDP를 사자니 LCD가 아쉬운 구입 예정자들과 독자들을 위하여 이번에는 대형 TV 선택을 위한 가이드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1. LCD와 PDP의 원리
가장 먼저 LCD와 PDP의 원리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에 대한 내용은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금새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글을 옮겨온 리뷰어나 저자들조차 100%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대부분 아주 전문적인 지식의 나열에 그치고 있습니다. 필자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굳이 그렇게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알 수도 없을 것이라 봅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현명한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구매하는데 필요한 정도의 지식일 것입니다. 때문에 이러한 취지에 맞춰서 지나치게 전문적인 논리는 지양하며 글을 전개해 보려고 합니다.
(1) LCD(Liquid Crystal Display)의 원리
LCD의 원리는 이미 많은 유저들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LCD는 크게 액정(liquid crystal)과 발광판(백라이트 : Back-light)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액정에 전기적인 신호를 줘서 그 배열과 빛의 투과 정도를 변형시키는 방법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냅니다. 이 때, 다양한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세 가지 기본색(R, G, B) 형광체를 갖춘 컬러 필터(Color Filter)도 필요하게 됩니다. 형광체를 통과하여 완성된 이미지를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서는 빛이 필요하지만, 액정은 스스로 발광(發光)할 수 없으므로 외부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백라이트라고 불리우는 발광판입니다.
즉, LCD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하면, 액정의 움직임으로 색상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뒤에서 백라이트를 쏘아 화면으로 출력해 주는 것이라 이해하면 됩니다. 이러한 기본 동작원리 때문에 고유의 장점은 물론 고유의 단점도 존재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차차 알아보겠습니다.
▲ LCD의 작동 원리 (이미지 출처 : 삼성 SDI 웹사이트)
(2) PDP의 원리
PDP(Plasma Display Panel) 플라즈마라는 독특한 물질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장비입니다. 물질은 크게 네 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고체, 액체, 기체, 그리고 제4의 물질상태로 불리는 플라즈마란 이온화 된 가스가 그것입니다. 플라즈마는 액체와 기체의 중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물질에는 태양이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이러한 불완전한 특성 때문에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최근에는 각종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
PDP 패널이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두 개의 유리판 사이에 아르곤(Ar)과 크세논(Xe) 등의 불활성 기체를 주입한 후 전압을 가해주면 플라즈마 상태로 변하게 되며, 동시에 자외선을 배출합니다. 바로 이 자외선에 세 가지 기본색(R, G, B)을 갖춘 형광체를 결합시켜 주면 드디어 이미지를 구현하여 화면이 출력되는 것입니다. R, G, B 형광체를 이용하는 것은 LCD와 다르지 않지만, PDP에서는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발광을 하기 때문에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는 점에서 LCD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 PDP의 작동 원리 (이미지 출처 : 삼성 SDI 웹사이트)
(3) 두 방식의 장단, 그리고 개선
자, 이제 LCD와 PDP의 작동원리에서 발생하는 태생적인 장단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LCD의 가장 큰 특징은 액정들의 움직임으로 색을 만들고, 백라이트로 방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액정과 화소에 의해 이미지를 구현하기 때문에 상당히 깔끔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별도의 백라이트가 있으므로 밝기도 우수합니다. 하지만, 액정의 반응속도가 중요하게 되며, 이는 곧 잔상이라는 문제를 수반하게 됩니다. 따라서 스포츠나 게임 등과 같이 격렬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상을 구현해야 할 때 액정의 반응이 더디면 필연적으로 잔상이 발생합니다. 액정 자체는 빛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뒤에서 백라이트를 쏘아 주어야 하는데 이로 인한 시야각 및 수명과 화질도 문제시 됩니다. 다시 말하면, 외부의 조명에 의존하므로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리 보이는 사각이 발생하고, 화면 전체에 균일한 빛을 쏘아 주지 못하면 흔히 말하는 좌우/상하 색상 차가 발생하게 되며,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백라이트의 수명이 다하면 이미지의 색상이 흐려지게 되는 이른바 "물빠짐" 현상도 발생합니다. 물론, 일부 액정이 기능을 다 하지 못하거나 백라이트가 문제를 일으키면 불량화소라 불리는 익히 유명한(?) 단점도 나타나게 됩니다.
▲ LCD 고유의 시야각 문제
이러한 LCD 고유의 잔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최근에는 리프레시 주파수를 2배(60Hz → 120Hz)로 올려서 중간 중간에 프레임을 삽입해 주는 모션플로우(Motionflow) 또는 라이브 스캔 기능이 개발되고 있으며, 백라이트 방식의 문제를 개선하여 각각의 화소마다 제어하는 LED 백라이트 방식의 기술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근본적인 특성 상 불량화소에 대한 문제는 개선되기 어려우며, 사후적인 대처만이 가능할 뿐입니다. 삼성이나 엘지와 같이 대기업 TV의 경우 불량화소가 발생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교환해 주고 있으므로, LCD를 구입한 소비자는 한 번쯤 테스트를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잔상 방지를 위한 기능 모션플로우(Motionflow)
PDP의 가장 큰 특징은 플라즈마 상태에서 방출되는 자외선을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빛을 방사하기 때문에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당연히 시야각이나 불량화소의 문제는 물론, 잔상조차 발생할 여지가 없습니다. 각각의 독립된 화소가 이미지를 구현하는 LCD보다 선명하고 쨍한 맛은 없지만, 그만큼 부드럽고 눈이 편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색상 구현 능력도 더 우수합니다. LCD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한 방식으로 작동하므로 제조 단가도 낮기 때문에 가격대비 화면 크기나 성능이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격렬한 화학반응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높은 열이 발생합니다. 이는 곧 많은 전기요금과 발열 그리고 전자파 문제로 이어집니다. 또한 두 장의 유리로 패널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LCD보다 상대적으로 무거우며, 시청 준 형광등이나 스탠드의 난반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덕분에 좀 더 튼튼하다는 장점도 따라오긴 합니다만...
LCD와 마찬가지로 PDP 역시 다양한 신기술로 문제를 해소해 가고 있습니다. 전압 효율을 높여서 보다 적은 전력 소모로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같은 크기의 화면이라면 LCD나 PDP나 전력 소모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PDP의 전기요금 문제는 TV 화면이 커진 것은 망각한 채 단순한 선입견에 따른 경우가 많습니다. 즉, 5만원 나오던 전기요금이 6만원으로 오른 것은 29인치에서 42인치로 TV가 커졌기 때문이지, LCD가 아닌 PDP를 구입해서 나타나는 현상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현재 각종 테스트에서도 밝혀진 바와 같이 동급의 화면 크기라면 LCD와 PDP의 전력 소모 차이는 한 자릿수 정도에 그칩니다. 다만, 1920x1200 해상도를 지원하는 Full HD 방식에서는 PDP가 좀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 PDP의 절전 기능
2. TV 시장의 대세는? (LCD와 PDP의 산업 양상)
그렇다면 오늘날 국제적인 TV 시장의 대세는 어떻게 흐르고 있을까요? 독자들도 주지하시다시피 현재 세계 시장을 대표하는 곳은 바로 미국입니다. 전 세계 모든 TV 메이커들이 자사의 최신 제품을 놓고 한 곳에 모여서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참 재미있는 대결 구도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에서 LCD의 기술을 이끄는 곳으로 대표되는 삼성과 엘지는 모두 한국 기업이며, PDP의 기술을 이끄는 파이오니아와 파나소닉은 모두 일본 기업들이다 보니 공교롭게도 또 하나의 한일전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트리니트론이란 브랜드로 CRT 브라운관 시대를 풍미했던 TV 시장의 전통적인 맹주 소니가 삼성의 LCD 패널을 구입해 가는 처지가 된 것만 봐도 LCD에 관한 한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상업적인 성공으로만 따진다면 LCD의 압승입니다. 미국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TV는 LCD 방식이며, PDP의 경우 겨우 파나소닉 제품만이 명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발표된 파이오니아의 PDP 사업 철수는 관계 종사자 및 AV 매니아들에게 많은 충격을 준 바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대형TV 중 최고의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송 받아오던 쿠로(Kuro)라는 브랜드로 PDP의 기술과 발전을 주도해 오던 선도기업이 시장에서 손을 들어버린 셈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파이오니아의 PDP 사업부는 파나소닉이 흡수하기로 하였으며, 이제는 파나소닉만이 유일하게 PDP에 올인한 메이커로 남게 되었습니다.
▲ 최근 PDP 사업 철수를 선언한 세계적인 PDP 메이커 파이오니아 Kuro TV
그렇지만, 과거 VHS 밀려버린 베타 Video 또는 DVD에 밀려버린 DAT라는 Audio 미디어처럼 PDP가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 단정하기는 힘듭니다. 현재의 삼성전자와 엘지 전자가 계속 PDP 제품을 내 놓으면서 선뜻 손을 떼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아직 결과는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파나소닉측에서 기존의 PDP 대비 전력 소비를 50% 가까이 줄이는 초절전형 PDP를 2010년 이내에 내 놓는다고 발표한 바 있듯이 PDP의 기술 개선 및 단점 상쇄 노력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LCD보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원리로 작동하고, 그만큼 대형 화면 제조에 유리하며, 제조 단가도 낮다는 PDP의 특성은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장점이므로 발열과 전력 문제만 해소된다면 충분히 LCD를 앞지를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역시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클 수밖에 없으며, 무엇보다 "눈으로 본다."라는 TV 본연의 기능관 밀접한 "화질" 측면에서 보면 PDP가 LCD보다 우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3. Full HD LCD, 그리고 HD PDP?
현재 우리나라 시장을 보면, LCD는 모두 1920x1080 해상도를 지원하는 Full HD 방식으로 가고 있으며, PDP는 HD에서 Full HD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PDP가 LCD보다 Full HD로의 전환이 늦은 것은 역시 전력의 소비와 맞물린 기술적인 난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유저라면 얼핏 듣기에 Full HD를 구현하는 LCD가 더 우수하다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반드시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가장 먼저, 흔히 일컬어 지는 Full HD와 HD 규격에 대해 짚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HD 방식은 720p와 1080이 있는데 이는 화면에 보이는 세로 선의 개수에서 따온 것입니다. 즉, 16:9를 지원하는 와이드 TV에서 720p는 1280x720, 1080은 1920x1080 해상도를 의미합니다. 이 중, 480p 방식의 해상도는 DVD와 같은 미디어에서 채택 되었고, 1920x1080 해상도가 우리 나라의 방송에서 채택된 규격입니다.
▲ ATSC(Advanced Televisions Systems Committee) 기준의 표준 HD TV 방식
1080 해상도는 그 출력 방식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나뉩니다. 비월주사(인터레이스 : Interlaced Scanning)라는 의미의 i가 붙은 1080i, 그리고 순차주사(프로그레시브 : Progressive Scanning)라는 의미의 p가 붙은 1080p, 즉 Full HD입니다. 비월주사 방식(1080i)은 1/60초 동안(60Hz) 1, 3, 5, 7… 등과 같은 짝수 라인 540개를 먼저 출력한 후, 다시 1/60초 동안(60Hz) 2, 4, 6, 8… 등과 같은 홀수 라인 540개를 출력합니다. 결론적으로는 1/30초 동안 1080개의 라인을 보여주는 셈이며, 이를 다시 말하면 1080라인으로 구성된 화면을 1초에 30개 보여준다는 의미입니다. 순차주사 방식(1080p)은 한꺼번에 1080개의 라인을 모두 출력해 주므로 1/60초 동안 1080개의 모든 라인을 출력해 줍니다. 즉, 1080라인으로 구성된 화면을 1초 동안 60개 보여준다는 의미가 됩니다. 1080i(HD)는 두 번에 나눠서 1080 라인을 출력하므로 실질적으로는 세로 540 이상의 해상도를 갖춘 패널만 있으면 충분히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반면, 1080p(Full HD)는 한 번에 1080 라인 모두를 출력하므로 1920x1080 이상의 해상도를 갖는 패널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인에게는 1080p=1920x1080 해상도로 알려져 있고, 그렇게 기업에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1080i(HD)냐 1080p(Full HD)냐의 차이는 화면에 어떻게 이미지를 출력하느냐는 방식의 차이이며, 이러한 특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단어가 Full HD일 뿐, 최종적인 결과를 보면 둘 다 1080 해상도를 준수하는 HD 포맷일 뿐입니다.
이론적으로 따지면 1080p가 2배 화질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방송신호는 1080i에 맞게 전송되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10개의 김밥을 담을 수 있는 그릇(TV)이 있으면 뭐 하겠습니까? 나오는 김밥은 5개에 그친다면 5개만 담을 수 있는 그릇(TV)으로도 충분합니다. 게다가 시중에 판매중인 일반적인 DVD는 모두 480p 수준에 그치므로 1080p라고 불리우는 Full HD TV를 구입한다 해도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PSP3와 같은 일부 게임을 즐기는 유저 또는 앞으로 나올 블루레이 DVD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으나 DVD로 영화보고, HD 방송으로 지상파 TV를 보는 유저라면 굳이 Full HD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이에 따라 PDP를 외면할 이유도 없습니다. 개중에는 미래를 대비한다고도 하지만, 이 역시 사용자의 신중한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1080p를 지원한다는 명확한 계획조차 아직 없으며, 블루레이 DVD가 내년에 활발히 보급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는 체감하기 힘듭니다. 플레이어와 미디어 같은 하드웨어 가격이 낮아진다고 해도 컨텐츠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반 HD급 TV를 사용하다가 5년쯤 후에나 Full HD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최근의 전자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진 것을 감안하면, 아무리 고급 제품을 구입한다고 해도 5년 이상 쓰기는 힘들다는 전제하에 입니다.
4. LCD와 PDP 구입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들
이론적인 논의는 이쯤하고 이제부터는 실제 사용자들이 제기해 온 문제점들을 바탕으로 실제 제품 구입 시에 고려해야 할 필수적인 사항들에 대하여 정리해 보겠습니다. 사실, 앞서 말한 LCD의 시야각, 잔상, 그리고 PDP의 발열이나 전기요금 문제는 실 사용 시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이 완벽하게 해소되었고 제품이 우수해서가 아니라, 사용자들은 이미 단점을 감수하고 구입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측된 결과에 대한 적응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정작 불편을 느끼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 부수적인 문제들이며, 이러한 정보야말로 선택에서 간과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실제 구입자들이 느낀 사례를 중심으로, 필자의 직접 경험을 가미하여 찬찬히 짚어 보겠습니다. (필자는 현재 50인치 PDP와 40인치 LCD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 마트나 양판점에서 보는 LCD외 PDP의 색감
많은 구입 예정자들이 대형 마트나 양판점에서 시청을 하고 온 후 LCD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지금 당장 한 번 가서 비교해 보면 PDP보다 LCD가 훨씬 선명하고 밝은 색을 보여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옆에서 직원이 LCD를 권유하기라도 하면 더더욱 PDP의 어두운 듯 한 화질에 실망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은 대리점과 양판점의 조명과 상황에 따른 차이입니다. 일반적으로 주변이 밝은 곳에서 시청할 경우 PDP가 상대적으로 어둡게 보이고, LCD가 보다 더 선명한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곳들에서의 조명이 일반적인 가정보다 훨씬 밝기 때문에 얼핏 보기에는 PDP의 화질이 다소 불안정해 보일 뿐, 실제 거실에 들여놓고 보면 오히려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러운 색감을 보여주는 PDP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소위 말하는 쨍한 색감 측면에서는 LCD가 더 우수합니다. CRT에 보다 더 가까운 자연스럽고 편안한 화질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PDP를, 컴퓨터 모니터를 보듯 보다 선명하고 밝은 화질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LCD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유저들이 고민하는 것이 LCD의 잔상(LCD Ghost Problem)과 PDP의 번인입니다. LCD의 잔상이란 앞서 작동 원리에서 설명한 대로 화소의 반응이 스포츠와 같은 격렬하고 빠른 동작의 이미지를 따라가지 못하여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LCD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으며, 메이커들이 다양한 대안을 고민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 사용 시에는 의외로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라마, 오락, 뉴스 프로그램 등에서는 거의 잔상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며, 대부분의 경우 이 세 프로그램이 거의 시청의 주 목적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 LCD의 잔상 (LCD Ghost) : 이해를 위한 이미지일뿐 실제로는 이처럼 심하지 않음 이미지 출처 : Lebzine.ru
PDP의 번인(Screen Burn)이란 플라즈마에 전기를 가하여 직접 발광하며 색을 구현하는 원리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장시간 정지해 있는 화면을 틀어 놓았을 경우 흔적이 남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16:9 화면 비율과 다른 DVD 또는 AVI 영화를 볼 경우 위 아래로 검은색 바가 생기고 이것이 오랜 재생시간 동안 계속되면서 자국처럼 남는 문제입니다. 메이커에서는 LCD와 마찬가지로 잔상이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번인으로 더 알려져 있습니다. 필자 역시 50인치 PDP를 구입하면서 이를 가장 우려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고 단언합니다. TV를 시청할 경우에는 빈번히 화면이 변하므로 전혀 걱정할 꺼리조차 없으며, 영화나 PC에 연결할 경우에도 그다지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두 세 시간 검은색 부분이 정지해 있다고 하여 자국으로 남는 경우는 것의 없습니다. 행여 발생한다고 해도 애써 찾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눈에 잘 띄지도 않으며, 그나마 TV를 몇 분 감상하고 있으면 금새 없어집니다. 거의 매일 10시간씩 PC에 연결하여 마치 LCD 모니터처럼 TV를 사용할 유저라면 PDP 구입은 말리고 싶습니다만, TV를 사서 TV로 사용하려는 정상적인 목적의 유저라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게다가 요즘 나오는 PDP는 모두 자체적인 번인 예방 기능이 있어서 더더욱 우려 사항이 아닐 수 있습니다.
▲ PDP의 번인현상 (Screen Burn) : 이해를 위한 이미지일뿐 실제로는 이처럼 심하지 않음 이미지 출처 : eirikso.com
(3) 발열과 소음
LCD나 PDP를 막론하고 이 문제는 가장 간과할 수 없습니다. 두 기종 모두 제법 많은 발열이 발생하며, 특히 PDP에서 심각합니다. 다만, LCD의 경우 열기가 앞으로 느껴지는 반면, PDP는 뒤에서 느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면이 커 질수록 발열은 비례하여 증가하므로 무더운 여름이 오면 에어컨 없이는 50인치 이상 대형 평판 TV를 볼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소음 역시 불편을 호소하는 유저가 많은데, 특히 PDP에서 더더욱 심각합니다. TV 본체에서 전원을 켬과 동시에 전원을 끌 때까지 계속 발생하는 "찌~잉~" 거리는 고주파음입니다. 필자 역시 이 문제를 직접 경험하였으며 국내 대기업 측에 문의를 해 보았습니다. 답변은,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그에 따라 전원 부분의 저항이나 코일의 개수가 증가하게 되는 PDP 고유의 문제로 제품 하자가 아니라는 것이었으며, 소비자들에게는 소위 "감성 불만"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비공식적인 교환 또는 환불까지 가능합니다.) 그러나 제품 편차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많은 유저들이 교환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한 바 있으며, 필자 역시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소음이 발생하지는 않는 것은 아니므로 PDP를 구입할 유저라면 이 점을 감수해야 합니다.
(4) 멀티 미디어 단자
홈시어터가 일반화 되면서 각종 외부 AV 기기와 연결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에서는 LCD나 PDP나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다양한 단자를 지원하여 어지러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주의할 것은 HDMI 단자의 개수입니다. 올해 이후, 컴퓨터와의 연결은 물론 거의 모든 AV 기기간에는 HDMI로 연결되는 것이 대세이므로 그 개수는 무조건 많을수록 좋습니다. 구형 PC일 경우 D-Sub 단자만을 지원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것을 지원해 주는 TV도 고려해야 합니다.
HDMI (High-Definition Multimedia Interface)
HDMI는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의 약자입니다. Multimedia 라는 단어에서 유추가 가능하듯이 단순히 화면만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화면신호와 음성신호를 함께 내 보냅니다. 따라서 단자 하나만 있으면 간단하게 각종 멀티미디어 재생기와 모니터 또는 TV를 연결할 수 있으며, 전송대역이 넓어서 블루레이 등과 같은 차세대 고화질 컨텐츠를 감상하는데 좋습니다. 현재 시판중인 입력단 중 최고 사양입니다. 하지만 국내 HDMI 지원 모니터는 반쪽짜리가 다수입니다. 영상과 음성을 지원한다 했는데, 문제는 이 음성입니다. 가령 HDMI DVD를 모니터에 연결한다고 가정해 보죠. 모니터에 내장된 저급한 스피커로 HDMI의 디지털 음성신호를 듣는 것을 온당하지 않게 여기는 유저들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모니터에서 앰프로 음성신호를 내 보내 주는 광단자가 있어야 하죠. 하지만 대부분 모니터는 아날로그 출력단자만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이어폰 단자가 그것입니다. 디지털 방식인 HDMI 음성신호가 모니터를 거치면서 아날로그로 퇴색됩니다. 이럴 바에는 굳이 HDMI를 사용할 메리트가 없죠. 차라리 DVI로 모니터에 연결하고 광단자로 앰프에 물리는 기존의 방식이 더 낫습니다.
음향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바이패스(Bypass) 지원 여부입니다. 바이패스란 DVD 또는 PC에서 HDMI 인터페이슬 통해 TV로 들어온 디지털 영상+음성 신호 중 음성 신호만을 다시 디지털로 빼서 오디오 또는 홈시어터에 연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DVD나 PC자체에서 영상은 TV로 음성은 오디오로 연결하면 간단하지만, 영상과 음성을 통합하여 선의 개수를 줄이고 편리하게 전송해 주는 최근의 기기들에서는 그것이 불가하거나 번거롭다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바이패스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 애써 구입한 홈씨어터를 제대로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고음질 DVD 사운드를 겨우 TV의 스피커로 들어야 할 지도 모릅니다. 올해 출시된 S사의 최신 PDP는 이것이 지원되지 않는 기종이 있어서 유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음을 참고 바랍니다.
▲ 음성 바이패스(Bypass)
5. 정리 및 총평
지금까지 LCD와 PDP의 장단점 및 고유의 특성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매번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느끼는 것이지만 항상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는 제품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음질이 좋은 소니 MP3에서는 기능이 아쉽고, 기능이 뛰어난 국산 MP3에서는 음질이 아쉬운 것처럼 컴퓨터, 오디오, TV 등 거의 모든 제품을 구입 시 반드시 항상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습니다. 여건이 이렇다고 하면 우리는 자신의 소비 목적과 이용 빈도에 따라 현명한 선택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장황한 글을 바탕으로 아래 표에서 LCD와 PDP의 장단 및 구매 가이드를 작성해 보았으니 독자들과 구입 예정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CD
PDP
가격
높음
낮음
시야각
보통
좋음
불량화소
발생 가능성 있음
거의 없음
전력 소비
비슷함 (다만, FHD에서는 PDP가 다소 높음)
잔상 (Ghost)
액션 또는 스포츠 감상 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발생
발생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LCD보다 적음
번인 (Screen Burn)
없음
발생 (수 십 시간 동안 화면을 정지시켰을 경우에만)
소음(고주파음)
없거나 있더라도 적음
거의 모든 제품에서 본체 가까이 가면 들리는 수준으로 발생
발열
비슷한 수준으로 화면이 커 질수록 높음
화질
보통 (과장된 색감)
우수 (자연스럽고 편한 색감)
선명도
우수함
보통
모니터 겸용
적합
영화를 감상하거나 잠시 사용하는 정도 수준에는 적합 (번인 문제)
수명
비슷함 (하루 8시간 시청 시 15년 안팎)
패널 A/S
2년
2년(삼성). 1년(LG)
▲ LCD와 PDP의 장단 정리
가장 바람직한 선택은 역시 자신의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것입니다. 주로 지상파 또는 케이블 TV을 시청하면서 가끔 PC 또는 DVD에 연결하여 영화를 보는 목적이라면 PDP가 최선의 선택입니다. 단, 거의 모든 제품에서 고주파음이 들리므로, 청각에 민감한 유저라면 TV와의 시청거리가 3M 이상인 환경이 좋습니다. 영화나 TV 시청 외 콘솔게임기 또는 PC를 이용한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LCD가 좋습니다. Full HD를 지원하는 이들 컨텐츠에는 전기료 등을 감안하면 LCD가 다소 우수하기 때문이며, 장시간 모니터 용도에 따른 번인 문제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과 잔상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제품의 국내 판매가가 미국에 비해 많게는 1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자가 덧붙이고 싶은 말은, 위의 장단은 상대적이라는 것입니다. 흔히들 PDP에서는 잔상이 없고, LCD에서는 잔상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구입하여 사용해 보면 PDP에서도 미세하게 잔상이 느껴집니다. 또한, 마치 엄청난 수치로 LCD와 PDP간에 전기료 차이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역시 왜곡된 정보일 뿐입니다. 같은 화면 크기라면 둘 다 비슷한 수준으로 요금이 나옵니다. 물론 최근 등장한 Full HD PDP는 다소 높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HD급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예전의 문제점들만을 갖고, 직접 사용해 보지 않은 채 과장되고 확대된 측면이 있습니다. 최근에 시판되는 LCD나 PDP는 여러 면에서 개선이 이뤄졌고, 화면을 출력하는 기본 원리에 따른 고유의 장점과 단점을 포함하고 있을 뿐, 부가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거의 대동소이 함을 숙지하여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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