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러한 선호의 차이에 우열은 있을 수 없다. 부모님 삥 듣어서 3~40만원 아까운 줄 모르고 고가의 기기를 장만하는 애들이 안습이지, 음질이 나빠도 디자인이 더 끌리면 그런 기기를 구입하면 된다.
하지만 부가기능은 배제한 채 음질에 충실한 제품을 찾고 있는 유저들이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이다. 지금껏 사용해 온 아이리버, 코원, 특히 아이팟 등은 모두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항상 소니를 갈망했다. 개인적으로 소니를 TV나 컴퓨터 메이커가 아니라 오디오 메이커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음향기기는 언제나 소니를 고집하고 있었다. 우리가 사용하는 CD, Tape, DVD 그리고 DAT 등... 소니의 기술이 안 들어간 곳이 없을 만큼 그들의 음악적 노하우는 상당하다. 하지만 소닉 스테이지를 고집하는 그들 특유의 독단에 CDP 이후 도래한 MP3 시대에서는 한 번도 구입한 적 없다.
그러나 이제 소니도 세상과 타협을 했다. 드디어 이동 디스크 형식으로 간단히 음악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고, 그 중 나의 구매욕을 자극시킨 것이 바로 오늘 리뷰하는 A720, A820 시리즈이다.
이 리뷰에는 현란한 사진이나 이미지는 없다. 첫째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해서이고,
둘째는, 대게 찌라시 리뷰어들이 현란한 사진만 앞세우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외국의 훌륭하다는 리뷰를 봐도 사진은 거의 없으며, 크게 필요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외형이 궁금하면 소니 홈페이지나 쇼핑몰 사진 또는 기 구입자들의 UCC로도 충분하다.
둘째는, 대게 찌라시 리뷰어들이 현란한 사진만 앞세우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외국의 훌륭하다는 리뷰를 봐도 사진은 거의 없으며, 크게 필요하다고 보지도 않는다. 외형이 궁금하면 소니 홈페이지나 쇼핑몰 사진 또는 기 구입자들의 UCC로도 충분하다.
디자인
디자인에 대한 것은 주관적이라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그냥 사진을 보고 나름대로 판단해 보시길.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한다. 전체적으로 금속(알루미늄인지 마그네슘인지 모르겠는데 촉감상으로만 보면 마그네슘으로 된 EJ2000 CDP와 비슷하다.) 재질로 마무리가 되어 있고, 버튼들도 부드럽게 잘 눌린다. 뒷 부분은 얼핏 플라스틱같지만, 코팅이 되어 있을 뿐 상단을 제외한 아래 부분은 역시 알루미늄이다.
특히 두께가 얇고 무게가 가벼운 것은 내가 이 제품을 구입한 주요 이유 중 하나이다. 바로 전까지 사용했던 코원 D2의 경우 주머니가 불룩해 지는 것도 모자라, 축 쳐졌는데, 평소 스키지 바지를 즐겨 입는 내게는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음질
일반적으로 코원 D2는 저음이 강한 반면, 아이리버 클릭스와 애플의 아이팟들은 특별한 것 없이 무난하거나 약한 저음의 음색을 보여준다. 이에 비하면 A726는 상당히 독특하다. 다른 어떤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법한 소니 특유의 음색을 보여주고 있다.코원 D2가 고음이 다소 절제되고, 아래로 퍼지는 저음이라면 소니 A726은 카랑 카랑하게 고음을 살리면서 하나로 모아지는 저음을 들려준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고추장과 겨자를 들 수 있다. 먹고난 후 입안에 계속 매운 맛이 퍼져있는 것이 D2라면, 톡 쏘는 그러나 뒷끝 없이 깔끔한, 그러나 절대 가벼이 들리지 않는 탄탄한 저음을 들려주는 것이 A726이다. 이 때문에 많은 유저들로부터 음질에 관한한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것 같다.
게다가 번들 이어폰도 제법 훌륭하다. 모양이 독특해서 뽀대도 좀 나고, 음질도 잘 매칭된다. 물론, 3~40만원에 육박하는 SHURE, ULTIMATE EARS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돈 많은 매니아들이 들으면 비웃을 터이지만, 나 같은 서민에게는 이 정도 이어폰이면 충분히 뛰어나다.
간단히 말해, 통통 튀지만 절대 부족하지 않고 쾌적한 저음, 그리고 저음으로 인해 희생되지 않는 깔끔한 중고음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EQ로 조절할 수 있는 범위도 넓다. 코원이나 아이리버의 경우 EQ를 만져도 그 밥에 그 나물 수준이지만 A720, 820 시리즈는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때로는 코원처럼, 때로는 아이리버처럼 사운드를 "조립"할 수 있다.
부가기능 장단점
이제부터는 그간의 찌라시 리뷰어들에게 철저히 은폐된 단점부터 알아보자. 사용자들에 따라서는 구입을 망설이게 만들 만큼 중요한 문제들도 있으니 정독한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해 보기를 추천한다.- 계산기, 텍스트 뷰어, 사전 이런 거 절대 안 된다.
- 구간반복, 어학학습, 녹음, 라디오 이런 거 기대하면 피 본다.
- 재생 중 플레이리스트 절대 못 만들고 당연히 곡 순서도 임의로 정하지 못한다. (PC에서만 가능)
- 한글로 된 곡은 절대 검색하지 못한다. (영어와 숫자만 검색)
- 정품 충전기를 따로 제공하지도, 팔지도 않는다. 시중에서 마데산 호환을 구입하거나, 충전 완료까지 PC를 켜 놓아야 한다.
- 반쪽짜리 이동식 디스크인지라 탐색기 외 대부분의 응용 프로그램에서는 드라이브를 인식하지 못한다. 때문에, 태그 하나 수정하려 해도 파일을 다른 폴더로 이동시킨 후 작업이 끝나면 다시 전송해야 한다.
- 동영상은 MP4, AVC만 지원한다. 따라서 변환은 필수다. (하지만 이는 다른 MP3도 비슷하니 소니만의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겠다.)
- 앨범아트는 상단 왼쪽에 고정된다. 우측으로는 별표(자주 듣는 곡)가 표시되기 위함인데, 국내 수입되는 모델은 일본 내수와 다르게 이것을 지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항상 그림 오른쪽 부분이 횡하다.
- 인터페이스와 화면 작동, 탐색 기능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뒤(이전 폴더 또는 이전 메뉴)로 이동하려고만 해도 십자 버튼이 아니라 좌측의 Back 버튼을 따로 눌러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의 동선이 불필요하게 길어진다.
- 아시다시피 소니의 막장 A/S도 빼 놓을 수 없는 단점이다.
반면에, 전원을 키는 시간은 정말 빠르다. 로딩 단계가 없이 아무 버튼을 누르면 0.000000001초만에 바로 전원이 들어온다.
엄밀히 말하면 대기모드에서 나오는 것이다. 설명서를 보니 전원 버튼을 눌러도 완전히 꺼 지는 것이 아니라 대기 상태로 전환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로 인한 배터리 소모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기모드 전력 소모는 거의 없는 편이고, 24시간 이내에 다시 전원을 켜지 않으면 그 때는 완전히 전원이 꺼진다.
완전히 전원이 꺼지면 대략 2~3초 정도 후에 화면이 뜬다. 이 경우 다른 경쟁기기와 비슷한 속도이다.
검색은 안 되지만 한글 파일과 가수 이름 등은 아주 잘 인식한다. 한글 파일이나 id3 태그가 깨지는 것은 거의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드물게 깨지는 경우는 있다. 원인을 모르겠다.. ㅡ.ㅡ)
반복 기능은 한 곡 반복, 전곡 반복뿐이지만, 범위를 폴더, 아티스트, 앨범 등으로 한정할 수는 있다.
동영상 액정 및 배터리
동영상은 MP4와 AVC 파일 두 종류만 재생이 가능하다. 따라서 인코딩은 필수다. AVC의 경우 지원하는 인코더도 적고, 그도 못 구하면 동봉된 CD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므로 MP4로 변환하여 사용할 것을 추천한다.아래는 필자가 예전에 소개한 바 있는 삼성의 번들 변환 프로그램과 셋팅이다.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화질로 a720, a820 시리즈의 기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원본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함은 당연하다.)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사용법은 다음 리뷰를 참조 : 초간단 휴대폰, PMP용 동영상 변환 프로그램

구입하기 전, 저 유명한 시XX코리아라는 사이트의 운영자가 a720, a820 시리즈의 액정이 우수하다고 리뷰를 써 놓은 것을 본 적이 있다. 그자를 한 번 만나서 눈알의 상태를 보고 싶다.
어떻게 그런 맹목적인 찬사를 해 놓을 수 있는 것인지... (메이커로부터 뭘 받아 드셨나???)
a720, a820의 액정은 간단한 동영상 감상 정도에는 무난하지만 우수한 축에는 속하지 않는다.
화면은 크지만 액정이 받쳐주지 못하여 도트가 보이기도 하고, 문자 (특히 한글) 주변도 다소 거칠며, 폰트도 예쁜 축에 들지는 않는다. 문자 표현력에 있어서 아이리버 클릭스의 액정만큼은 아니더라고 코원 D2 정도는 되겠지 기대한다면 절대 구입하지 말기를... 바로 반품할 지 모른다.
하지만 시야각은 코원 D2 보다 약간 우수하다. 사실 이건 A720, 820 시리즈가 좋아서가 아니라 코원 D2의 시야각이 완전 막장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
아래 사진은 디카의 한계로 사진이 잘 안 나왔는데 실제로 보면 그리 나쁘지 않다. 대략 코원 D2와 아이리버 클릭스 중간쯤 되는 화질을 보여준다. Clix > a720, 820 > D2


배터리는 제법 오래 가는 편이다. 출퇴근 길 하루 두어 시간 정도 감상하면 대략 열흘 정도 버틴다. 각종 음질 셋팅을 모두 켜 놓으면 다소 줄어들겠지만, 한달에 서 너 번 정도만 충전하면 된다는 말이다.
충전 속도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그러나 앞에 지적한 대로 별도의 충전기를 제공하지도, 소니 코리아에서 따로 팔지도 않는다. 물론 완전 방전 후 충전한다고 해도 3~4시간이면 족하고, 그나마 수시로 충전하면 큰 불편은 없지만, 그래도 왠지 아쉽다. 단지 MP3P 충전하려고 PC를 켜 놓아야 한다니... ㅜ.ㅜ
총평
a720, a820 시리즈는 오로지 음악 감상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다. 단지 국산의 저가 제품들이 내세울 것이 없어서 떠드는 "음악 위주" 논리와는 차원이 다르다.아침이슬처럼 깔끔한 고음과 통통 튀지만 절대 약하지 않은 저음, 그리고 보컬을 살려주는 무난한 중음과 더불어 쾌적한 감상을 도와주는 민첩한 반응속도 등... 음악을 듣기위한 부분에 있어서는 그야말로 아이덴터티가 확실한 제품이다.
게다가, 작고 가볍고 얇은 사이즈는 휴대하며 듣는다는 컨셉을 훌륭하게 지지해 준다.
여담이지만, 삼성이나 아이리버가 이런 컨셉의 제품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능과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애플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음에도 무조건 애플을 추종하기만 한다. 짝퉁은 짝퉁일뿐 절대 오리지널이 되지 못한다. 애플이 추구하는 방향과 다른 것으로 특화시키고 수요를 창출할 궁리를 해야지, 터치패드니, D클릭이니 하며 오로지 "인터페이스"와 기능이라는 중복되는 특징만으로 승부를 보려 한다.
어쨋거나, 고만 고만한 인터페이스 다툼에서 소니의 제품들은 한 발짝 물러선 느낌을 준다.
기능적으로 따지면 a720, a820 시리즈는 거의 막장급이다. 그래서 누군가가 이 제품을 사려고 하면 추천해 주지는 못할 것 같다. 오히려 단점을 설명해 주며 말리고 싶다. ㅡ.ㅡ
그럼에도 이 모두를 감내하게 해 주는 것은 바로 음질이다. 오로지 위에서 언급한 통통 튀는, 그러나 절대 가볍지 않은 "겨자 음질"이다. 한 마디로 매니아성이 강한 기기라는 말이 될 수도 있겠다.
가격은 대체로 무난하다. 단순한 비교를 하면 다소 비싼 듯 하지만, 시중가 3만원에 육박하는 EX85 와 동급의 괜찮은 이어폰을 포함하고도 실 구매가 16만원(4G a726) 안팎이라는 것은 그럭저럭 용서가 된다.
최소한의 음질 매니아라면 국산 제품을 구입 후 젠하이저, 오테, 소니의 이어폰을 별도로 사는 경우가 흔한데 이를 감안하면 나쁜 가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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