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파이어폭스 3.0이 출시되기가 무섭게 파워 유저의 공식에 쩔어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맹목적인 찬사와 극찬이 인터넷을 달궜다. 물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항상 그래 왔듯이 모든 소프트웨어는 최소 일주일은 넘게 사용해 봐야 한다는 지론이 있기 때문이다. 하여, 지금까지 파이어폭스 3를 사용해 왔고, 종국적으로 내린 개인적 결론을 이제서야 독자들에게 전해 드리고자 한다.
파이어폭스 3.0의 새로워진 기능과 장점은 이미 수많은 블로그와 매체에서 언급되었다. 필자의 글 역시 기고하고 있는 모 잡지에 조만간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굳이 그러한 사항을 언급하지 않겠다. (간혹 빠돌이 성향이 짙은 무개념들을 보면 이렇게 단점만 열거해 놓은 것을 갖고 또 트집을 잡더라.)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찬사와 맹목적인 추종은 이제 잠시 잊고, 파이어폭스의 단점과 문제점에 대해 찬찬히 알아보자. 이런 저런 글을 읽어보고 과연 그 브라우저가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나의 이 글은 "고만 고만한 뻔한 글들" 대신 바로 그 "이런 저런 글들" 중 하나이기를 바랄뿐이다.
문제점 1. 지나친 리소스 점유 및 일부 메모리 누수
초창기 파이어폭스는 IE보다 가볍거나 또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현실적으로 확장기능을 전혀 설치하지 않고 사용하는 유저들은 드물며, 무엇보다 확장기능 없는 Firefox는 사용할 가치도 없습니다. 이러한 필연적인 확장기능 설치와 맞물려, 프로그램 자체적으로도 상당히 무거워졌습니다. 오페라나 IE가 버전이 올라감에도 큰 무게감이 없는 것에 비하면 너무 대조적입니다. 아래는 필자의 시스템에서 모니터링한 Firefox의 메모리 점유량과 스레드 수 입니다. 확장 기능은 Adblock Plus를 비롯하여 7개만을 사용 중으로, 일반적인 Firefox 유저들보다 절대 많은 수치가 아닙니다.
▲ 테스트에 사용된 부가기능
하지만 리소스 점유는 여타 브라우저들에 비하면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큽니다. 총 18개 스레드는 그다지 많은 편이 아니지만, 현재 메모리 사용량 및 최대 사용량은 100MB가 넘고 있으며, 그나마 순간 최대 사용량은 200MB를 초과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메모리를 많이 잡아먹는 데에만 원인이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이 정도 메모리 사용량은 게임이나 동영상 인코딩 중에나 나올법한 수준이므로, 결국 Firefox 3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메모리 누수의 문제가 원인이 아닐까 추측합니다.
▲ 파이어폭스 메모리 점유량 (현재 약 100MB, 최대 약 229MB)
▲ 오페라 메모리 점유량 (현재 약 33MB, 최대 약 33MB)
▲ IE 기반 TheWorld 메모리 점유량 (현재 약 45MB, 최대 약 116MB)
문제점 2. 탭 기능 및 광고 차단 기능 미비
탭 브라우징은 이제 빠져서는 안 되는 모든 브라우저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버전 3.0으로 빌드 넘버가 올라갔음에도 여전히 탭 관련 설정이나 기능은 변화가 없이 초라합니다. 물론, 확장기능을 사용하면 되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Firefox를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일일이 확장기능을 찾아야 하는 것이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이전 버전의 확장기능은 개발자가 다시 보완하지 않는 이상 거의 대부분 새 버전과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가장 널리 쓰인 탭 확장기능 중 하나인 TMB는 아직까지 3.0 버전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비공식 판 제외)
▲ 별 볼 품 없는 Firefox 3의 기본 탭 설정
오페라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키워드에 의한 광고 차단 역시 여전히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Adblock Plus와 같은 별도의 확장기능에 의존하여야 합니다. 그나마 Adblock Plus가 Firefox 3의 개발단계부터 지원되었기에 가능했을 뿐, 만약 4.0에서 지원하지 않는다면 사용자들은 또 다시 다른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일일이 키워드 조합을 새로 꾸려야 합니다.
문제점 3. 큰 차이 없는 툴바 디자인 및 인터페이스
IE 6.0이 IE 7.0으로 빌드 넘버가 올라 갔을 때,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툴바와 메인 인터페이스에 관해 다양한 설왕설래가 있었습니다. 반면, 최상위 빌드 넘버가 올라간 Firefox치고는 툴바의 디자인이나 화면 전체의 인터페이스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페라처럼 사용자가 임의로 툴바 전체(아이콘 포함)의 디자인, 위치, 기능, 등을 바꿀 수 있는 구조도 아닙니다. 단순히 기존의 툴바, 또는 확장기능이 제공하는 툴바의 위치를 바꾸거나 숨길 수 있을 뿐, 최근 소프트웨어의 트렌드인 "사용자별 커스터마이징" 관점에서는 낙제 수준입니다.
▲ 큰 차이 없는 툴바 디자인 및 인터페이스(위 : Firefox 2.0 - 아래 Firefox 3.0)
문제점 4. 큰 차이 없는 렌더링 속도
여기서 말하는 "큰 차이 없음"은 Firefox와 IE, 오페라 모두를 기준으로 본 상대적인 의미입니다. 절대적인 기준에서 평가하면, Firefox 3는 Firefox 2보다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생각하는 것만큼 대단하지도 않고, (물론, 각종 트윅이나 설정을 통하면 조금 더 향상이 가능하지만, 항상 디폴트 상태를 전제합니다.) 그냥 조금 빨라졌구나 하는 수준일 뿐, 일부 팬들이 떠드는 것만큼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각 브라우저 간의 상대적인 입장에서, 즉, 오페라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라면 저들의 무분별한 찬사에 현혹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여전히 오페라보다는 느리고, IE 보다 약간 빠른 수준으로, 브라우저 전체의 기준에서 보면 Firefox 3의 속도와 순위는 예전과 차이가 없습니다. 여전히 다음의 공식은 불변입니다. "브라우징(렌더링) 속도 = 오페라 > 파이어폭스 > IE"
아래의 테스트는 얼마 전 Lifehacker.com이라는 외국의 유명 블로그에서 테스트한 최신 버전의 브라우저 속도 테스트 결과입니다. 물론, 이 하나의 테스트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만, 일반적인 기준과 테스트의 방식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니 참고할만 한 가치는 있습니다.
문제점 5. 지나친 확장기능 의존
이것은 어찌 보면 위의 단점들을 정리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처음 Firefox가 등장하였을 때, 우리는 다양한 확장기능에 감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좋던 확장기능에도 차츰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미 잠깐 언급한 버전별 호환성 결여, 그리고 보안입니다. 하위 버전에서 상위 버전으로 이동 시 내가 사용하고 있는 확장기능의 제작자가 업그레이드 해 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단순히 유사한 다른 확장기능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에 더 심각한 맹점이 있습니다. 기존에 설정해 둔 각종 옵션이나 셋팅을 새로운 확장기능에 맞게 다시 해 주는 것은 일반 유저들에는 아주 번거로운 일입니다. 또한, 익명의 제작자와 책임질 주체가 없는 많은 확장 기능은 보안 상으로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어서, 일부는 악성코드 배포에 이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유저들의 참여와 동참이 오픈소스, 그리고 웹 2.0의 근본이기는 하지만, 이에 따르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는 갖춰야 한다고 봅니다. Firefox의 제작사인 모질라가 과연 이 부분에 있어서 얼마나 적극적인지는 한 번 짚어볼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이야말로 파이어폭스를 매니아 전용 브라우저로 가둬두는 족쇄가 아닐까 합니다. 16% 정도의 브라우저 점유율에 그들은 감탄할 지 모르지만, 이는 오페라나 사파리 등에 기준을 둔 상대적인 수치일 뿐, 한국보다 액티브X 제한이 덜한 외국의 상황과, 4년여의 길다면 긴 시간을 감안하면 크게 놀랄만한 수치는 아닙니다.
총평
필자처럼 당신이 주로 외국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브라우저 본연의 기능, 즉 속도와 웹 표준에 적합한 것을 중시 여긴다면 오페라를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번에 버전이 올라간 파이어폭스 3의 속도가 빨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오페라보다는 느리고, IE보다는 약간 빠른 수준에 그칠 뿐입니다. 즉, 브라우저 전체의 순위 변동을 보면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무엇보다, 아주 가벼운 무게감으로 산뜻하게 즐기는 웹 브라우징을 선호한다면 파이어폭스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콜레스테롤에 막혀버린 혈관처럼 버벅이는 최초 기동 및 높은 메모리 점유는 당신의 정신 건강을 망치고, CPU와 HDD의 부하를 늘려 무더운 방안을 더 뜨겁게 달굴 수도 있습니다. :-p
만약 당신이 편리함과 호환성을 따진다면, 그리고 최소한 한국 사이트를 주로 이용한다면 TheWORLD, Maxthon, WebMa 등과 같은 IE 기반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오페라나 파이어폭스에는 불가한 인터넷 뱅킹과 쇼핑을 별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으며, 부가 기능에 있어서도 여러 부분 파이어폭스, 오페라만큼 훌륭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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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롬복 안자니 2008/07/16 16:53 ::: Delete
제목 : 롬복여행 시 인터넷을 사용하다면?
우리나라에 비해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인도네시아에 있다보니 인터넷 속도 때문에 답답할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롬복에서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인터넷 상품을 쓰고 있지만, 그 속도라는 것이 한국에 있을 때 사용하던 환경에 비하면 한숨이 다 나오는 수준이죠. 350메가 정도의 드라마 한 편을 다운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4~6시간 정도입니다. 그나마 인터넷 사용량이 적은 심야나 새벽시간을 이용해야 그 정도 시간에 가능한 일이구요, 지금 같은 시간대는..
Tracked from 과학과 이성에 대한 극히 주관적인 관점 2008/07/17 10:47 ::: Delete
제목 : FF3의 메모리 누수 문제를 해결해 줄만한 SmartRAM
여름하늘님의 FF3 리뷰 : 파이어폭스3 과연 쓸만한 브라우저인가? 라는 글에 답글들이 아주 지저분하게 달렸군요..
글쓴이가 틀린 것 같으면 다시 정확한 자료를 제시하면 될 것이지 감정적으로 "왜 까냐" 식의 글들에 현기증이 나네요.
IObit.com 의 Advenced Windows Care 라는 프로그램 중에 SmartRAM 이라는 메모리 관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저는 제 PC(Windows XP SP3)에...
Tracked from GOODgle.kr 2008/07/18 16:02 ::: Delete
제목 : 주간 블로고스피어 리포트 81호 - 2008년 7월 3주
주간 블로고스피어 리포트 81호 - 2008년 7월 3주 주요 블로깅 : 아이폰 인터넷 시대가 열린 일본 : 7월 11일 기대 이상의 반응과 호응을 얻으며 아이폰의 일본 출시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입니다. 아울러 3일동안 아이폰 3G 100만 대가 판매됐고 아이폰3G, 일본서 판매점유율 40%대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들리네요. 부러운데요. -.,- 연관 글로 Cnet Japan에 올라온 리뷰 기사를 번역한 블로깅 아이폰의 간단 리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