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누군가가 여자한테 채였다는 말하는 것을 들었다. 덕분에 소시적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들이댔던 껄덕거림에 관한 추억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들이댔을 때 노골적으로 거절한 여자는 한 명도 없다. 내가 잘나서나 킹카라서가 아니라... 대놓고 NO라고 말할 여자에게는 아예 작업을 걸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첫 눈에 반해서 달려드는 그런 탐험가 마인드와 도전정신은 없었고, 주로 주변에서 여자를 찾았던 것 같다. 하여간, 내가 날리는 뻐꾸기에 임하는 여자들의 답변은 참 다양했다. 일단, 기억나는 것 몇 개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느낀 주관적인 해석을 곁들여보면...
오빠. 시간을 좀 줘...
전형적인 선수의 답변이다. 당신은 스페어 타이어일 뿐이다. 임시로 그녀가 손을 뻗어 줄 수는 있지만, 더 좋은 스펙의 타이어가 나타나면 미련없이 바꿔 신는다. 착각하지 마라. 환갑이 지나서 발기조차 안 될 때까지 기다려봐야 절대 안 온다. 더구나 손까지 꼭 잡아 주면서 저렇게 말하는 여자를 조심해라. ㅜ.ㅡ
언제부터 나 좋아했어?
이거 주로 공주병 성향, 또는 호기심이 강한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런 여자들과 사귀는 것이 좋더라.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충만한 적절한 수준의 된장녀를 아주 좋아한다. 그녀만의 호기심을 성적인 것으로까지 확대시키는 재미도 있다고나 할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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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선배랑 그런 사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와 사귐으로써 영향을 받을 대인관계와 주변상황에대한 파급효과를 먼저 계산하는 걸들의 답변이다. 주로 원만한 대인관계 및 조직생활을 추구하는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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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부족해서...
공주병과 반대되는 하녀병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이런 여자가 있냐고? 잘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는 가장 피해야 할 부류이다. 어찌 어찌하여 연애에 성공한다고 하면, 대부분 남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그 반대로 남자를 구속하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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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나 먹자.
"남자로서 너는 듣보잡이다." 라는 뜻이다. GG 친 후 술이나 얻어먹고 좋은 친구, 선배, 후배로 남아라. 당신의 다리가 세 개인 것을 부정하는 여자하고는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못한다.
신윤복 - 건곤 일회도 6 : 남자를 두 번 죽이는 여자의 몹쓸 웃음..ㅡ.ㅡ
그리고 지금 내게 가장 강하게 기억되는 답변은 바로 이것이다.
오빠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
참 웃기는 일인데, 고백하는 남자의 심리 중 거의 99%는 당장의 긍적적인 답을 상상한다. 안 그렇다고? 그럼 당신은 진심으로 고백해 본 적이 없는 남자일 것이다. 이렇게 온전한 상태에서는 말도 안 되는 답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여자가 생기면 진짜 무모하고 맹목적인 긍정을 기대한다. 역으로 말하면 그래서 대쉬하는 것이기도 하다. "술이나 먹자" 이런 대답을 기다리며 대쉬하는 남자는 없을 터이니... 때문에, 고백 후 여자로부터 저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남자는 열심히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설명하려 하고, 상대방 여자는 조목조목 반박한다. 여자를 어떻게 말빨로 이기랴? 결국에는 남자가 포기하고 만다. 나 역시 그랬고, 그녀를 포기한 적이 있다.
이 성급한 포기가 참 어리석은 행태라는 것을 안 것은 언젠가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이다.
XXX오빠 전화 맞죠?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저는 XXX라고 하는데여. 예전부터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어여.
............
순간 내 머리에서 가장 먼저 떠 오른 것은, 이노무 인기는 나이를 쳐 먹어도 줄지를 않네.. 조용히 살고싶은데 엄마는 왜 나를 이렇게 낳아 놔서 내 삶을 피곤하게 하는지... 하악(hot), 하악(hot)~~~...이건 농담이고, "이 여자가 왜 나를 좋아할까?" 였다. 만약 내 본연의 모습이 아닌 것, 또는 나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섰고, 그래서 실망하지는 않을까 하는 일련의 기승전결식 사고가 이어졌다. 마침내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어... 음... 전화해 준 건 고마워, 그런데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전화를 끊고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야 말았다. 똑같은 말을 한 예전 그녀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구나... 이 순간 비로서 느꼈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 라는 말이 주는 의미와 깊이를... 그리고, 다음 번에 이런 말을 하는 여자가 있으면 꼭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내 옆의 여자가 내 고백에 대해 바로 그렇게 응했었다.
P/S 본문의 춘화에 대한 평은 웃자고 적은 개인적인 코멘트일 뿐, 원작을 폄하하거나 희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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