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고백에 임하는 여자의 답변에 관한 보고서
저작권 및 공지 CATEGORY : 화류 : 일상

오늘 누군가가 여자한테 채였다는 말하는 것을 들었다. 덕분에 소시적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들이댔던 껄덕거림에 관한 추억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들이댔을 때 노골적으로 거절한 여자는 한 명도 없다. 내가 잘나서나 킹카라서가 아니라... 대놓고 NO라고 말할 여자에게는 아예 작업을 걸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첫 눈에 반해서 달려드는 그런 탐험가 마인드와 도전정신은 없었고, 주로 주변에서 여자를 찾았던 것 같다.
하여간, 내가 날리는 뻐꾸기에 임하는 여자들의 답변은 참 다양했다. 일단, 기억나는 것 몇 개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느낀 주관적인 해석을 곁들여보면...


오빠. 시간을 좀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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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선수의 답변이다.
당신은 스페어 타이어일 뿐이다. 임시로 그녀가 손을 뻗어 줄 수는 있지만, 더 좋은 스펙의 타이어가 나타나면 미련없이 바꿔 신는다.
착각하지 마라. 환갑이 지나서 발기조차 안 될 때까지 기다려봐야 절대 안 온다. 더구나 손까지 꼭 잡아 주면서 저렇게 말하는 여자를 조심해라. ㅜ.ㅡ


언제부터 나 좋아했어?
이거 주로 공주병 성향, 또는 호기심이 강한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나는 이런 여자들과 사귀는 것이 좋더라. 개인적으로 호기심이 충만한 적절한 수준의 된장녀를 아주 좋아한다.
그녀만의 호기심을 성적인 것으로까지 확대시키는 재미도 있다고나 할까.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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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 운우도첩 10 : 홍도님은 조선시대 최고의 3some 애호가


글쎄. 선배랑 그런 사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나와 사귐으로써 영향을 받을 대인관계와 주변상황에대한 파급효과를 먼저 계산하는 걸들의 답변이다. 주로 원만한 대인관계 및 조직생활을 추구하는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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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 건곤 일회도 5 : 항상 주변을 살피는 센스


내가 너무 부족해서...
공주병과 반대되는 하녀병 여자들이 답하는 방식이다. 이런 여자가 있냐고? 잘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이렇게 말하는 여자는 가장 피해야 할 부류이다. 어찌 어찌하여 연애에 성공한다고 하면, 대부분 남자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그 반대로 남자를 구속하려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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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 건곤 일회도 8 : 조상님들도 즐긴 관음증과 몰카는 계승해야 할 미풍양속


술이나 먹자.
"남자로서 너는 듣보잡이다." 라는 뜻이다. GG 친 후 술이나 얻어먹고 좋은 친구, 선배, 후배로 남아라.
당신의 다리가 세 개인 것을 부정하는 여자하고는 게임 자체가 성립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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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 건곤 일회도 6 : 남자를 두 번 죽이는 여자의 몹쓸 웃음..ㅡ.ㅡ


그리고 지금 내게 가장 강하게 기억되는 답변은 바로 이것이다.

오빠는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
참 웃기는 일인데, 고백하는 남자의 심리 중 거의 99%는 당장의 긍적적인 답을 상상한다.
안 그렇다고? 그럼 당신은 진심으로 고백해 본 적이 없는 남자일 것이다. 이렇게 온전한 상태에서는 말도 안 되는 답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가슴을 떨리게 만드는 여자가 생기면 진짜 무모하고 맹목적인 긍정을 기대한다.
역으로 말하면 그래서 대쉬하는 것이기도 하다. "술이나 먹자" 이런 대답을 기다리며 대쉬하는 남자는 없을 터이니...
때문에, 고백 후 여자로부터 저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의 남자는 열심히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설명하려 하고, 상대방 여자는 조목조목 반박한다.
여자를 어떻게 말빨로 이기랴? 결국에는 남자가 포기하고 만다.
나 역시 그랬고, 그녀를 포기한 적이 있다.

이 성급한 포기가 참 어리석은 행태라는 것을 안 것은 언젠가 걸려온 전화를 받은 후이다.
XXX오빠 전화 맞죠?
네 맞는데요. 누구세요?
저는 XXX라고 하는데여. 예전부터 오빠를 좋아하고 있었어여.
............

순간 내 머리에서 가장 먼저 떠 오른 것은, 이노무 인기는 나이를 쳐 먹어도 줄지를 않네.. 조용히 살고싶은데 엄마는 왜 나를 이렇게 낳아 놔서 내 삶을 피곤하게 하는지... 하악(hot), 하악(hot)~~~...이건 농담이고, "이 여자가 왜 나를 좋아할까?" 였다.
만약 내 본연의 모습이 아닌 것, 또는 나에 대한 환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이 앞섰고, 그래서 실망하지는 않을까 하는 일련의 기승전결식 사고가 이어졌다.
마침내는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하고 말았다.
어... 음... 전화해 준 건 고마워, 그런데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니?

전화를 끊고는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야 말았다.
똑같은 말을 한 예전 그녀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구나...
이 순간 비로서 느꼈다. "나를 잘 알지도 못하잖아" 라는 말이 주는 의미와 깊이를...
그리고, 다음 번에 이런 말을 하는 여자가 있으면 꼭 내 여자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내 옆의 여자가 내 고백에 대해 바로 그렇게 응했었다.

P/S
본문의 춘화에 대한 평은 웃자고 적은 개인적인 코멘트일 뿐, 원작을 폄하하거나 희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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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하늘 | 2008/07/25 14:26 | 트랙백(0) 댓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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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K at 2008/07/25 14:37 ::: Reply ::: Delete :::
어이쿠, 실전 경험이 풍부하시군요. ^^;

재밌게 읽고 갑니다. 특히, 춘화....^^;;;
여름하늘 at 2008/07/26 17:20 ::: Delete
은퇴하기 전이 참 좋았는데 말이죠..
요즘은 사는 낙이 없어서.. ㅎㅎㅎ
* 난나여 at 2008/07/25 15:06 ::: Reply ::: Delete :::
역시 선구자이십니다. 이일송정푸른솔은
* 난나여 at 2008/07/25 15:11 ::: Reply ::: Delete :::
윗 댓글의 뜻은 남이 감히 올리지도 못하는 것들을 님께서 올려주심에 무척 감사드린다는 뜻입니다.
여름하늘 at 2008/07/26 17:21 ::: Delete
춘화인지요? 아니면 글인지요? ^^
* leonato at 2008/07/25 15:32 ::: Reply ::: Delete :::
본문의 춘화에 대한 평은 웃자고 적은 개인적인 코멘트일 뿐, 원작을 폄하하거나 희화하는 것은 아닙니다.

-> 의도는 알겠으나, 펌하화되고 희화화됨. 지워주세요..
* min at 2008/07/25 15:46 ::: Reply ::: Delete :::
완전 충격입니다.
우리 조상님이 정말 저런 그림을 그리셨습니까?
생전 첨 보는 조상님 춘화돕니다.
어찌 여지껏 몰랐을까 -_-
여름하늘 at 2008/07/26 17:21 ::: Delete
구글링 해 보세요..
AV 빰치는 것도 있습니다..
* 1월의가면 at 2008/07/25 16:24 ::: Reply ::: Delete :::
글보다가 자꾸만 그림에 눈이가네요;;; ㅎㅎ
김흥도가 저런 춘화도 그렸군요~
여름하늘 at 2008/07/26 17:22 ::: Delete
조선시대 춘화 중엔 더 찐한 것도 있다고 들었는데, 누군지 몰라도 혼자만 보고 있는 듯 합니다.. ㅎㅎㅎ
* 로망롤랑 at 2008/07/25 19:07 ::: Reply ::: Delete :::
그런 반응은 순간 남자로하여금 뒷걸음치게 만들겠네요....ㅎ, 제 경우에 있어서는 그렇게 의미심장한 반응은 아닌것 같아요...오히려 건방져 보인다고나 할까요,, 나에 대해 얼마나 아냐고, 이건 '시작될 수 있는 사랑에 관해' 좀 건방지게 반응하는 것 같거든요.. 사랑은 물론 앎, 입니다..그래서 '나에 대해 얼마나 아냐'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사랑이 서로에 대한 무지, 로부터도 시작될 수 있음을 간과한 것이고...앎은 사랑의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또 그 과정이 아름다운 것이라고...ㅎㅎㅎ 글 재밌게 보았어요...단편을 읽은 듯한 재미...^^
여름하늘 at 2008/07/26 17:28 ::: Delete
맞습니다.. 듣기에 따라서, 특히 어투에 따라서 건방져 보일 수도 있더라구요..
여담이지만 영어에도 비슷한 게 있잖아요..
잘 모르는 사람이 내게 말을 걸때 "do you know me?" 라고 하지 않고, "do i know you"라고 하는...
각설하고, 저렇게 말 할 때는 여자들이 신경을 좀 써 줬으면 합니다.. ㅋ
* 가온길 at 2008/07/25 19:50 ::: Reply ::: Delete :::
여름하늘님은 역시 리뷰보다는 화류계쪽에 더 내공이 깊으십니다..ㅎㅎ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다 똑같다니깐,
오히려 내공이 느껴질 정도...ㅋㅋ
여름하늘 at 2008/07/26 17:31 ::: Delete
모르셨군요.. 여기의 소프트웨어, 백신 리뷰는 화류계 이야기를 위한 떡밥이었습니다.. ㅋㅋㅋ
* yello at 2008/07/25 20:50 ::: Reply ::: Delete :::
하핫 요근래 읽은 포스팅중에 가장재밌게-_-;읽었습니다 ㅎㅎ
내공이 대단하시군요 ㄷㄷㄷ
잘보고갑니다 ㅋㅋ
여름하늘 at 2008/07/26 17:33 ::: Delete
별 말씀을.. 은퇴 후엔 장풍 하나 못 날리고 있습니다.. ㅋ
* 두부찌개헝크 at 2008/07/25 23:13 ::: Reply ::: Delete :::
심리전, 이런건 잘 모르겠더군요..
그나저나 삽화센스는 적절하네요~ 잘보고 갑니다.. :)
여름하늘 at 2008/07/26 17:33 ::: Delete
줄다리기 한 번 해 보세요.. 의외로 재밌습니다.. ㅎㅎㅎ
* 갸야 at 2008/07/26 01:16 ::: Reply ::: Delete :::
여름하늘님 센스쟁이^^
여름하늘 at 2008/07/26 17:34 ::: Delete
순간 섹스쟁이로 읽고 뜨끔했다능.. ㅡ,.ㅡ
* attuner at 2008/07/26 13:10 ::: Reply ::: Delete :::
오랜만에 쓰신 화류 이야기 ㅋ

재밌었어요~ ㅋ

저는 "오빠 시간을줘"하길래 시간을 주니
"오빠는 날 잘 모르잖아" 라는 엄청난 타입을 만나버려서
한달간 공들여 제 사람으로 만들고
3년 넘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ㅎㅎ
여름하늘 at 2008/07/26 17:35 ::: Delete
와우, 화류계의 총망받는 선수를 은퇴시키셨군요..^^
그 벌로라도 행복하게 만남 이어가셔야 합니다.. ㅋ
* FATE at 2008/07/26 15:53 ::: Reply ::: Delete :::
음 오페라로 읽으니 가독성이 떨어지는데 뭔갈 하신건가요?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오페라 재설치하니까 그렇던데

제가 뭘 잘못 건드린건가요;
여름하늘 at 2008/07/26 17:36 ::: Delete
맑은 고딕체로 한 번 바꿔봤는데, 저도 영 보기가 거북하네요..
다시 돋움체로 컴백했습니다.. ㅡ.ㅡ
* hwi at 2008/07/27 02:42 ::: Reply ::: Delete :::
"술이나 먹어" 라는 대답에 대해선 꼭 쓰신 것처럼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예전에 칵테일 마시며 고백했다가 그런 대답을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 약 30분 후에 키스를 하고 있었다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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